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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한때는 개봉작 다 보기 운동을 했을 만큼 영화광이었는데, 지금 일하고 있는 분야에 손을 대기 시작한 후 부터는 정말 영화를 멀리한 것 같다.
요즘 별로 기분도 우울하고 상황도 우울한 가운데, 그냥 인터넷 검색을 해서 2004년도에 흥행이 아닌 작품성을 높게 평가 받은 영화목록을 받아
아는 여자
그녀를 믿지 마세요
꽃피는 봄이 오면
을 빌려 보았다. 영화를 보았다는 것이 여기에 깔작 거리는 이유는 아니고.. 꽃피는 봄이 오면을 보면서 최민식 속의 나를 보았기에 깔짝 거려 본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꿈은 음악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가장 하고 싶었던 악기는 피아노가 아니었다 싶다. 하지만 고등학교 당시에는 피아노를 그만둔지 한 5년이 지난 상태라 electric guitar 로 대신 했던 것 같다. 내가 컴퓨터를 시작하고선 밤새우며 했던 것 처럼, 그 때 역시 밤새워 기타를 치고 학교 가서는 자고.. :-) (아무래도 고등학교때는 모범생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뭐 그렇다고 특별히 문제아도 아닌 어정쩡한 학생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과 음악만을 하는 사람과는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방황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학원 선생이라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충실한 주인공은 그것 마저 허락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르치는 학생 (중간 부분에 음악 교사로 일함)중 할머니와 함께 사는 학생을 도와주기 위해 밤무대에서 섹소폰을 불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서 트럼펫이나 섹소폰 가르칠 사람 필요 없냐는 통화로 끝을 맺는다.
이 영화가 나름대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휴머니즘?
직업관?
job 에 대한 열정?
뭐 이런 저런 타이틀을 붙일 수 있겠지만.. 난 그저 나와의 공통점을 찾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어릴적 꿈이 음악가 (비록 딴따라지만..) .. 그리고 진정한 락만이 음악이라고 외치면서 먹고 살기 위해 밤무대에서 트로트를 연주하고 (방학 때인가 음악 한다고 부모님께 개기다가 ㅤㅉㅗㅈ겨나서 며칠간 먹고 살기 위해.. T.T) ..
엔딩의 통화 내용에서 결국에는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는 것이 내게 오히려 안도를 주는 (영화에서도 결국 굴복하는데.. 현실의 나야.. 하는 안도감일 것 같다.) ..
내가 꾸었던 꿈들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현재 내가 꾸고 있는 꿈이 이루어 질수 있을까..
그래도 현재 내가 꾸고 있는 꿈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인생 대박 로또여.. --;
역시 현실은 너무 괴로운 일이야.. 그래도 아주 조금은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이 있어서 살 수 있는 것이라.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회라는 틀을 유지하기 위한 제어 도구와 같은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좋은 것 같다.